트위터 단문! 인데 이번에도 여전히 길어져서 다 트윗을 세개씩 먹었습니다()
리퀘 내용이 뭐였는지는 멘션 여러개에 막 흩어져 있는 바람에 정리하기가 곤란해져서 적당히…?



타뤠님 @aeterger_lghr
현실 크러시로로 엘더테일이 게임이던 시절의 채팅 로그 같은 거


-오늘도 멋진 솜씨였습니다.
화면에 나타난 하얀 글씨를 시로에는 곤란한 기분으로 바라보았다. 한숨을 쉬고 싶은 기분이지만, 마이크를 착용한 채로는 그럴 수도 없다. 결국 시로에는 한숨을 눌러 삼키고 마찬가지로 키보드를 두드려 문자 챗으로 답했다.
-감사합니다. 크러스티 씨 정도는 아니지만요.
그의 초대로 <D.D.D>와 함께 레이드를 마치고 나면 그는 언제나 1:1 채팅을 걸어 상찬의 말을 던진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그 찬사는 언제나 시로에를 난감하게 했다.
실은 언제나, 장대하고 미려하기까지 한 그 지휘에 매료되는 것은 오히려 이쪽인데도.



단하님 @Yukadriel
티파티 시절의 카나미와 쿠이나…로 카나미에게 심취했던 쿠이나가 배신감에 누레하에게는 새디스틱한 얘기? 리퀘랑 별 상관없어졌네요…


당신은 도망칠 수 없어요, 누레하─님. 당신은 그녀만큼 아름답지도, 늠름하지도, 우아하고 용감하지도 않지만 단 하나, 내 손 안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점만은 그녀보다 낫죠. 당신에게 심취해 있는 그 누구도 모를 거예요. 그녀가 얼마나 완벽한 지배자였는지─아아, 나는 그녀에게 이 서버의 모든 것을 쥐어주려고 했는데 고작해야 현실 따위 때문에 그 모든 걸 버리다니. 그 얼마나 어리석은 일일까요. 그 점에서 당신은 훌륭해요─내가 주려는 것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으니. 부디 언제까지나 그렇게, 멍청하고 어리석은 자들의 여왕으로 군림해 줘요.



엄금님 @a_ban20
현실에서 나오츠구, 소지로, 시로에가 만났을 때 빨리도 지쳐버린 시로에를 다른 둘이 귀여워하는 얘기… 이것도 리퀘내용이랑 상관없어…()


"…얼마나 더 먹을 생각이야?"
"뭐야 시로, 벌써 피곤 축제? 자취생 식생활이라면 먹을 수 있을 때 먹어 둬야지!"
이마를 짚으며 던진 질문에 나오츠구는 의외라는 얼굴로 대꾸했다. 그는 대체 자제라거나 적당히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있는 걸까? 만나자마자 식사, 거기다 군것질거리, 그리고 또 금방 음식점. 앉아서 이야기할 만한 곳이 필요하긴 했지만 이렇게 중량감 있는 식사를 할 생각은 아니었던 시로에에게는 고난 이외의 무엇도 아니다. 그런 시로에의 옆자리에서 소년은 활기차게 물었다.
"시로 선배, 피곤하시면 무릎 베개 하실래요?"
"……."
지금 당장 돌아가고 싶어지는 시로에였다.



달걀님 @cosmos_egg
크러시로 뽀뽀시켜주세요! 라고 해서 시켰습니다


맞닿은 부드러운 피부 사이로 뜨거운 호흡과 체온이 뒤섞인다. 입술 끝으로만 가볍게 물었다가 놓고, 다시 맞닿아서는 깊숙이 서로의 체향을 탐한다. 여리고 얇디얇은 피부를 통해 교환하는 소리없는 침탈이 몇 차례나 일어난 끝에야 두 사람은 천천히 맞닿았던 입술을 떼고 몸을 서로 기댔다.
"시로에 군은 의외로 키스를 좋아하는군요."
"…이상합니까?"
크러스티는 대답 대신 낮게 목을 울려 웃었다. 이상할 리가 없다. 가족과도 스킨십이 적었을 것이 틀림없는 시로에에게, 접촉을 통해 일어나는 그 농밀한 체온과 감정의 교류는 거부할 수 없는 밀도의 애정 표현일 테니까.



아나님 @blu401
크러스티씨가 행복한 얘기라고 했는데 이사람이 행복하려면 레이드밖에 없잖아…? 하는 제 안의 이상한 결론


크로스 슬래쉬, 아머 크래쉬, 그리고 온슬롯. 마음껏 쏟아낸 스킬의 연발에 기분이 고양된다. 손 안에 하나인 것처럼 감기는 붉은 도끼를 거침없이 휘둘러 적들의 몸을 가르고 뼈를 부수며 크러스티는 웃었다. 바로 옆을 달리는 마법의 궤적은 계산한 것처럼 교묘하게 크러스티를 피해 적진을 꿰뚫는다. 일말의 반격도 용납하지 않는 말 그대로의 유린. 거침없이 움직이는 몸에 비로소 활기가 돌고 굶주렸던 욕망이 채워진다. 산산이 부서지는 몬스터의 몸과 바닥에 흩뿌려지는 전리품들. ─아아, 이 순간에야말로 자신은 살아 있는 거라고, 비로소 크러스티는 확인했다.
Posted by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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